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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필리핀 한인 납치 살해 사건 필리핀 경찰 종신형 선고받고 도주

뉴스홍이 2024. 9. 9. 12:10

필리핀 한인 납치 살해 사건

2016년 10월에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필리핀 경찰들이 한국인 사업가를 납치하여 경찰청 내 주차장에서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장에서 소각해 화장실에 유기한 사건이다.

 

2016년 10월에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한국인 사업가 지익주 씨가 납치 당했다. 납치범들은 인질의 가족들에게 500만 페소(약 1억2천여만 원)를 요구하여 피해자들의 가족들은 500만 페소를 줬으나 피해자는 돌아오지 않았다. 납치당한 장소는 CCTV가 있었고 목격자들도 있었기에 피해자의 가족들은 필리핀 경찰에게 수사를 요구했으나 계속 묵살되었다. 

 

유가족들은 한국에 돌아와서 광화문 청사들을 돌아다니면서 정부기관에 도움을 요구했고, 한국 정부가 필리핀에게 강하게 항의하자 사건의 전말이 밝혀졌다. 범인들은 필리핀의 전현직 경찰들 8명이었다. 그것도 상당한 고위 관료들이 연관되어 있어서 필리핀 경찰보다 더 상위 기관이 개입되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혹도 있으며, 이들은 한인 뿐 아니라 여러 외국인들을 상대로 납치하여 돈을 갈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핵심 용의자 중 한명은 보석으로 풀려나고 다른 용의자들은 혐의를 부인하는 등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필리핀이 얼마나 부패했는지, 얼마나 치안이 안좋은지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다.

 

수사와 재판


사건의 전말이 드러난 것은 2017년 1월, 납치 약 3개월 후였다. 그동안 지씨의 아내는 필리핀 경찰의 납치전담반에도 신고하고 직접 통역과 사설 탐정, 변호사를 고용해 CCTV를 뒤지거나 신문광고를 내거나 차량번호기록 조회 등을 통해 수사결과를 경찰에 제공하기도 하였다. 아내의 희망과는 달리, 현지 경찰이 수색한 제라도 산티아고(Gerado Santiago)의 소유 장례식장에서 지씨의 유해가 발견되었으며 납치 당일 살해당한 것도 밝혀졌다. 지씨의 피살 사실이 밝혀지고 범인인 경찰들이 드러나자 한국과 필리핀 양국 모두 끔찍한 전대미문의 범죄에 경악했다.


로널드 델라로사 경찰청장이 2017년 1월 21일, 사의를 표명하였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1월 23일,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반려했다. 하지만 이후 여론이 안좋아지자 1월 26일, 한국인들에게 사과하며 "살해범들은 최고 형량을 받을 것"이라고 엄벌을 약속하였다.

사건이 드러난 직후 용의자 중 한 명인 제라도 산티아고가 1월 11일 캐나다 뱅쿠버로 도주한 사실이 확인되었으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살해협박에 2월 초 귀국하여 재판에 회부되었다.

2017년 9월 가해자들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었지만 서류미비 등 각종 이유로 재판은 연일 지연되었으며, 핵심 용의자는 보석으로 풀려나고 다른 용의자들은 혐의를 부인하며 5년째 1심이 진행중이다.


9월 19일 지익주씨의 살해 용의자로 앙헬레스 카멘빌의 불법체류자인 유훈씨가 체포되었다. 한국의 일부 언론에서는 경찰의 부패를 덮기 위해 무고한 한국인을 체포했다고 비난했다.

재판 진행 과정에서 범행에 동참한 경찰관들 외에, 이들로부터 상납을 받는 윗선의 존재가 드러났다. 마약단속반 팀장 라파엘 둠라오인데, 이렇게 고위직으로 사건이 번지자 법무부장관인 비탈리아노 아기레는 "한국 조직폭력배중 지익주의 적이 있었으며 그들이 현지 경찰관을 고용해 납치했다"며 사건을 물타기 시도했다. 이후 다수의 한국인들이 지씨의 살인 용의자로 체포되어 재판에 회부되었다.

2021년 2월 17일에 판결이 선고될 예정이라고 한다.

2023년 6월 6일, 사건의 주범인 전직 경찰과 전직 국가수사청 정보원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필리핀 앙헬레스 법원은 6일(현지시간) 경찰청 마약단속국(PNP AIDG) 소속 전 경찰관인 산타 이사벨과 국가수사청(NBI) 정보원을 지낸 제리 옴랑에게 각각 이같이 선고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사벨의 상관이자 마약단속국 팀장을 지낸 라파엘 둠라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2024년 7월에는 무기 징역이 확정됐다.

 

필리핀 경찰 종신형 선고받고 도주

2016년 한인 사업가 지익주(당시 53세) 씨를 잔혹한 수법으로 납치 살해해 교민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필리핀 전직 경찰 간부가 종신형을 선고받고 도주했다.

동포사회 등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은 지난 7월 중순 주범 라파엘 둠라오에 대한 형 집행을 위해 주거지 등을 수색했으나 현재까지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필리핀 마닐라 항소법원은 지난 6월 26일 전직 경찰청 마약단속국 팀장인 둠라오에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종신형(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사건 후 8년 만이다.

둠라오의 하급자로 범행에 가담한 마약단속국 소속 경찰관 산타 이사벨과 국가수사청(NBI) 정보원 제리 옴랑은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항소심 판사는 이례적으로 1심 판사의 ‘중대한 재량권 남용’을 인정하면서 판결을 뒤집었다.

중대한 재량권 남용은 여러 법적 증거 및 정황에도 불구하고 1심 판사가 잘못된 판결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주범인 둠라오는 판결이 나온 후 당국의 체포를 피해 행방을 감췄다.

유족을 비롯한 교민사회에서는 한국대사관 등 외교 당국이 도주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둠라오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주도한 ‘마약과의 전쟁’ 당시 경찰청 마약단속국 팀장을 지낸 조직 내 실세로 퇴임 후에는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따라서 항소심에서 유죄가 인정될 경우 그가 지닌 역량과 인맥 등을 감안할 때 도주할 공산이 크다고 해당 사건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예상해왔다.

필리핀 사법당국과 한국대사관의 별다른 조치는 없었고, 선고부터 집행까지 약 2주가 지나는 동안 한인 살해범에게 법망을 빠져나갈 시간을 벌어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필리핀 사법 체계의 경우 유죄가 선고된 피고인에 대한 형 집행 전까지는 불구속 상태가 유지된다.

한국대사관이 필리핀 사법 체계에 직접 개입할 수는 없더라도 신병을 확보해 처벌이 이뤄지도록 당국에 적극적으로 요구했어야 한다는 점에서 ‘사법 공조 부실’ 지적이 불가피하다.


대사관 측은 일부 국내 언론과 ‘항소심 판결은 발로 뛴 외교적 성과’라는 내용의 인터뷰를 진행해 동포사회에서 빈축을 사고 있다.

현지 경찰관들이 자행한 지 씨 살해 사건은 잔혹한 범행 수법 때문에 교민 사회뿐 아니라 필리핀 전역을 충격에 빠트렸었다.

지 씨는 2016년 10월 18일 앙헬레스시 자택에서 이사벨과 옴랑에 의해 납치된 뒤 경찰청 마약단속국 주차장으로 끌려가 살해당했다.

수사 결과 이들은 다음 날 화장장에서 지 씨의 시신을 소각한 뒤 유해를 화장실에 유기했다.

필리핀 검찰은 수사를 통해 이듬해 둠라오 등 5명을 재판에 넘겼고, 1심 결과가 나오는 데만 약 6년이 걸렸다.

지난해 6월 이사벨과 옴랑은 무기징역을, 둠라오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나머지 2명 중 1명은 수사에 협조해 ‘국가증인’으로 풀려났고, 다른 1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사망했다.

 

여담

필리핀 한인총연합회는 해마다 10월 18일 필리핀 경찰청 현장에서 고인을 기리는 추모식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 9월 17일 '피디수첩'에서는 지익주씨 살해사건을 바탕으로 '사라진 남편, 그는 왜 표적이 되었나' 편을 방영하였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정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필리핀 드라마 아모: 어둠의 보스(2017)의 모티브가 되었다.